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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인 인삿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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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창연 작성일 13-02-19 10:26    조회 1,8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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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느 루게릭 환자의 죽음을 알리는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볼때면 별 생각 없이 이렇게 댓글을 단다.

뭔가 진심으로 애도의 맘을 담아 올린 다기 보다 그냥 모른체 하기도 뭐해 남들이 보통 그렇게 하니 따라 하는 식이다.

솔직히 한번도 뵌적 없는 분의 부고에 대한 슬픔이 직접적으로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아니 몇번 뵙고 가끔 연락을 이어 오던 분의 사망 소식에도 무덤덤 하다.

아주 냉정하거나 인정 머리가 없진 않다고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면 이렇듯 독한 면에 내가 이런 인간이구나 새삼 깨닫는다.
그렇다고 갑자기 없던 측은지심 같은 맘이 마구 생길리 만무하고 생긴 대로 살아야지 별수 없다.

내 가족이 아닌 이상 눈물조차 잘 나지 않는 걸 보면 남들의 죽음을 그저 사람이 언젠가는 꼭 죽는다는 그러니까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특별할 것도 없을지 모른다 생각하며 살고 있는것 같다.

옛말에 남의 염통이 썪는 것보다 내 손톱 아래 박힌 가시가 더 아프단 말이 있듯

루게릭 병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여 고통이 크다고 당사자와 가족은 생각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이 병의 존재조차 모르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설령 안다고 해도 자신에게 작은 질병이라도 찿아 온다면 미처 우리의 병에까지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렇듯 특별한 소수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 해결에 급급해 한다.

그나마 이 병으로 오랫동안 투병을 하고 있어 돌아가신 분의 생전의 고통을 어느 정도로 이해하는 놈인 나도 이 정도이니 전혀 연관도 없는 사람들의 무관심은 당연하다.

솔직히 사망 소식 보다는 오늘 루게릭 병을 진단 받았다거나 마땅한 간병을 해줄 보호자가 없어 요양 병원에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와 더이상 음식을 삼키지 못해 위루술을 하거나 자가 호흡이 어려워 기도절개술을 하였단 글이 내 맘을 훨씬 더 아프게 한다.

그래서 주제 넘는 짓이지만 진행 되고 있는 환자와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위로나 조언을 해 주고 싶다.

그리고 영면하신 분들께 이렇게 말을 하고 싶다,

고생 하셨습니다. 이젠 고통이 없는 그곳에서 평안하소서. 조만간 저도 데려가 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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