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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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원창연 작성일 11-05-27 15:55 조회 2,291회본문
올 해들어 세번째 외출이다.
작년 까지는 두달에 한두번씩 바람도 쐴겸 집밖을 나갔지만 올해는 호흡기를 처방 받기위하여 병원을 가기 위한 외출이었다.
그나마 저번 두번은 전철과 장애인콜을 이용한 휠체어에 앉아서 갔지만 이번에는 앉아 있으면 너무 숨이차고 어지러워 할수없이 누워가기위해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
병원을 가는 내내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꽉가려진 창문으로 밖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고 풍경이 궁금했다.
한달전 쯤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거리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들이 만발한데 꽃 구경을 했냐구 물어 본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별로 보고 싶지않다고 했다.
하지만 근 세달만에 밖으로 나온지라 조그 궁금 하긴했지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밖에 풍경이 몹시 궁금했다.
차안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이번에 돌아오면 다음 외출은 지금처럼 또 병원을 가기위한 외출이 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응급상황이 발생해서 갈수도 있을것이고 아니면 기도절개나 위루 수술을 하기 위하여 가게 될거라는 생각이들었다.
또 최악의 경우는 살아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외출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나온 투병 생활이 그나마 잘해왔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며 설령 마지막 외출이 된다해도 그리 나쁘지 않을것 같았다.
그동안 난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주위사람들 까지 힘들게 하면서 투병하는것이 겁이났다.
병원에 도착하여 병실 침상에 누우니 옆에 누워있는 환우들이 눈에 들어왔다.
3.4년전에 입원했을 땐 호흡기를 하고 누워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직은 나랑 상관없단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이 측은해 보이기도 하고 남일 같지않게 나도 얼마 남지 않앗을거라는 생각이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건 두딸이 아버님을 간병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부모가 자식을 배우자가 배우자를 극진히 간병하는 모습은 종종 보았지만 자식이 부모를 그것도 딸이 아버지를 정성을 다하여 간병하는 모습은 너무나 감동스럽게 보였다.
항상 최악의 상황만 생각했던 내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호흡기를 착용 하고나니 한결 몸과 마음이 편안 해졌다.
그러다보니 다시 또 이렇게 얼마간 마음 고생없이 적응하며 살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뒷간을 갈때 와 나올때 생각이 틀리다더니 내가 딱 그런 입장이되어 이제또 다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까지 어지럽고 한 자세로 누워잇는게 힘이 들지만 방법을 찾아 살길을 찾아야겠다.
그동안 채두끼를 먹지않던 식사량도 어거지라도 세끼로 늘리고 그래서 살좀찌워서 좀더 누워서 오래 버티고 생각만이라도 늘 긍적적이려고 노력해야겠다.
그래서 조만간 어렵더라도 병원이 아닌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 위한 밖으로의 화려한 외출을 꿈꿔본다.
댓글목록
유경구님의 댓글
유경구 작성일
원창연님의 글을 읽으면서...7 년전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당시는 꼴이 형편없었는데 강교수님 권유로 위루술 받고나서
지금은 체중이 너무 나간다고 해서 다이어트(?) 중입니다.
영양사선생님과 상담하시면 원창연님 한테 맞는 처방을 할 것입니다.
끝까지...항상 웃음 잃지마시길 기원해봅니다.
11년차 유경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