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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토론회 참석한 루게릭 환자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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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한욱 작성일 09-11-05 15:09    조회 2,2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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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논의, 죽는 게 어떠냐는 강요 환자 삶의 질 향상 문제 더 고민해야”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안락사 토론회는 여느 행사와 달랐다.

 

한국의 루게릭 환자와 일본의 환자 가족이 토론자로 등장했다. 이 같은 토론회에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례적으로 환자가 단상에 오른 것이다.

토론 주제는 ‘안락사, 과연 존엄한 죽임인가’로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실이 주최했다.

주로 임종환자나 말기환자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는 행위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환자 대표로 나온 원창연(45·충남 천안시 두정동·사진)씨는 2005년 12월 루게릭 진단을 받은 순간을 떠올리며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하반신과 양팔이 마비됐기 때문에 부인 이연희(46)씨가 옆에서 마이크를 잡아줬다.

그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살다가 수년 내에 죽는다는 얘기를 들었고 의사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했다”며 당시의 절망적인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언젠가 죽을 텐데 언제 죽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냥 지금 죽어버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수차례 했다”고 말했다.

“안락사를 논의한다는 것은 가족들에게 고통과 부담을 주면서 하루하루 삶을 연장하는 이들에게 ‘가족과 사회에 더 이상 고통을 주지 말고 죽는 게 어떠냐’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죽음은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강요입니다.”

원씨는 “안락사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과 같은 고민을 하기에 앞서 사회적으로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 문제에 더 고민해야 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가와구치 유키코(일본루게릭협회 이사)는 13년 동안 루게릭을 앓다 2007년 숨진 어머니를 간병한 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시간마다 어머니를 움직여주고 관으로 식사를 넣어주고, 그런 과정에서 (인공호흡기를) 멈추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2000년 개호보험(우리 요양보험)이 시작돼 헬퍼(요양보호사) 도움을 받으면서 엄마를 죽일 수도 있는 상황이 사라졌고 내 기분도 좋아졌다”며 “가족의 부담을 작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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