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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4년차 ALS환자 이정희 씨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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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희 작성일 08-03-11 01:52    조회 1,9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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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어머니는 ALS환자 이정희입니다.
어머니는 줄곧 14년차 ALS 환자 이정희 라고 이야기를 꺼내시지요.
저는 그녀의 아들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요즘 어머니께서 많이 힘들어 하셔서
여러분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그 부탁은 저희 어머니를 사랑해 달라는 것입니다.


14년차 ALS환자 이정희는 매년 1월1일 새해 바라는 점을 딱 두 개만 적습니다.
그 두 개는 자신이나 아들, 딸이 잘되는 바람이 아닙니다.
첫째는 ALS 협회가 튼튼해지고 발전하는 것이며, 둘째는 불쌍한 ALS 환자들에게 많은 복지 혜택과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물꼴이 터지는 것입니다. 


14년차 ALS환자 이정희는 자기 전에 항상 기도를 하십니다.
불쌍하고 고통 받는 ALS 환자들을 오늘 밤도 지켜 주시고, 협회가 잘 운영됐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기도 하십니다.


14년차 ALS환자 이정희는 낯선 전화가 오면 항상 물으십니다. ‘ALS 환자가 아니냐고...’
자신이 그렇게 아파하셨기에 ALS에 대한 상담전화나 궁금증을 가진 환자들의 전화가 오면 항상 맘 아파하시고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힘들어하십니다.


14년차 ALS환자 이정희는 자신이 ALS 에 걸려있는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ALS 을 앓고 있는 사람은 자신보다 더 불쌍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 줘야하며 더 아껴줘야 한다고 생각하십니다.     
 

14년차 ALS환자 이정희는 자신의 묘비에 ‘ALS 환자 이정희’ 라고 쓰실 사람입니다.
그분은 ALS를 아신 것을 참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다. 그것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사랑받고, 위로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요즘 너무 많은 협회 일들로 어머니께서 아파하시고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많이 지켜봅니다.
제가 무엇을 해드릴 수 없기에 이렇게 송구스러운 글을 적을 수밖에 없음을 용서해 주십시오.


우리 모두가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을 사랑하기란 참으로 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못되게 굴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아니 어려움을 넘어서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 계시는 모든 분들이 지금 어려운 것을 겪고 계시고 이겨내고 있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불가능한 것을 뛰어넘어 가능케 하고자 모이시는 것 아니십니까.
그리고 그러한 불가능을 이기는 자라면 존경 받기에 부족함이 없고 그 어느 자리에 있든 그 자리의 빛이 아름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분이 협회를 이끌어 가주실 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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