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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환상의 30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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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희 작성일 08-09-15 14:49    조회 2,30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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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시간이랍니다.
생각만해도 양탄자 위에서 날으는것 같고 아~ 살다보니 이런 숫자도 현실일수 있을까 하는 입가의 미소가 다물어 지지 않습니다.
300시간이라면 하루에 12시간씩 25일 정부로부터 지원 받는 간병의 삶...
내가 이 병을 진단 받았을 때 정확히 12년 전 뉴질랜드로 이민간 친구는 내 병의 증상을 듣자마자 "이 나라는 정부에서 다 지원해줘 빨리 서류 꾸며서 이민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7년전. 후지자와 교수 부인은 "일본에선 적은 액수의 회비만 내면 기관에서 시간단위로 봉사자를 보내주어 환자 가족은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어요." 라고 일본 루게릭 환자의 간병 상황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 대한민국이여. 들어보십시요'라고 속으로 내 맘을 달랬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우리 대한민국도 바우처 제도가 생겨, 나는 지금 한달에 170시간을 활동 도우미 봉사를 국가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안 태어난 것이 얼마나 행운이고,(후진타오님 죄송합니다. 13억 인구 알고 있습니다.) 더더욱 아프카니스탄 국민이 아닌 것은 더 더욱 고맙고...
그런데 300시간은 환상인지 꿈인지 아니면 현실적으로 정말 가능한 것인지 ... 하여튼 꿈꾸는 자만이 가능하다 하니.. 시작은 해봐야겠지요.
간병일지를 보면 우린 절대로 이기적인 주장이 아니고, 대통령도 CEO 경제 전문가시라고 가는 곳마다 두손을 높이 쳐 드시니 현실적으로 가능 하겠죠?
300시간 이라는 숫자만 떠 올려도 기분이 좋습니다.
추석 다음날인 오늘. 둥근 달 속에 300시간이 꽉 차 보입니다. 정말 현실적으로 실현이 되어 침상에 누워있는 내가 덜 미안해했으면 하고 덜 자책감에 빠졌으면 하고 우리 아이들이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와지기를 또 꿈꿔봅니다.
좋은일만 바라는 침상에서 화이팅!!

14년차 루게릭 환자 이정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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